【일본 맥주】 일본맥주 좋아하세요? 세 번째 이야기 산토리 맥주

일본생활기고작가 릉제님이 일본에서의 생활과 맛있는 맥주에 관한 감상과 소회를 공유하여 주셨습니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산토리 맥주”.

하지만 우리는 여태 마시기만 했지 이 맥주는 어떻게 만들어 졌으며 이 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이름은 왜 하필 산토리인지 알아보고자 하지 않았다.(맞죠?)
그래서 오늘은 “산토리 맥주”에 대해 알아보자!(박수)

사진: 산토리 홈페이지

산토리의 시초는 와인 회사다.
산토리의 창업주 토리 신지로는 1879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14살에 집을 나와 처음으로 각종 약품을 관리하는 도매업을 시작했다.

이 곳에서 포도주, 브랜디, 위스키도 취급했다.
자연스레 서양 주류와 원료 혼합 등의 기술을 익힌 토리 신지로는 훗날 ‘오사카의 코’라고 불릴 정도로 빼어났던 후각을 무기로 21살에 유사포도주를 제조하는 토리이 상점을 창업했다.

1906년 고토부키야 양주점으로 상호를 변경했고 이듬해 발표한 아카타마 포트와인이 대히트하면서 오사카의 지역 상점이 아닌 전국구 규모로 급성장했다.

이후 토리 신지로는 서양 주류에 대한 꿈을 실현시키고자 위스키 회사를 차린다.
그 후 약 2년 간 위스키로 가장 유명한 스코틀랜드로 유학을 다녀온다.
2년 간의 유학 후 귀국했을 땐 회사가 거의 파산 직전 이었다.
궁여지책으로 중학교 화학 선생님을 하던 토리 신지로는 다시 한 번 일어서보고자 위스키 회사를 차린다.

그렇게 1929년 일본 첫 위스키가 탄생하게 된다.
위스키의 색이 붉기에 태양의 sun 산(일본식 발음)과 본인이름 토리 신지로의 토리를 붙여 산토리가 되었다는 얘기도 있고 당시 판매중이던 아카타마 포트 와인의 ‘빨강구슬’을 태양에 비유해 ‘산’에 자기 성을 붙여 산토리라 이름 지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산토리 이름을 잘 살펴 보면 SunTORY라고 되어 있다. u와n만 유일하게 소문자로 쓰여 있는데 u,n의 모습이 마치 물 흐르는 모습이기에 부드럽게 넘어간다는 뜻으로 소문자를 사용하고 있다.

진인사 대천명이라 했던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위스키를 개발하였기에 하늘이 도와 산토리는 쭉 성장하게 된다.
그리하여 이후 사업 범위를 넓혀 위스키, 맥주, 우롱차, 커피, 탄산음료, 생수 등을 판매하기 까지에 이른다.


산토리는 기존 맥주 회사에 밀려 망하기를 거듭하다 차별성을 중점으로 만든 순보리맥주인 ‘더 몰트’를 발표하였고 그 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트를 출시하게 된다.
더 프리미엄 몰트는 경쟁업체인 아사히, 기린, 삿포로와는 다르게 오로지 일본 자국내에서만 생산하고 있으며 맛 또한 뛰어나 몽드 셀렉션에서 3년 연속으로 최고금상을 수상하였다.


이렇게 훌륭한 맥주는 공장에서 직접 마셔봐야 속이 풀리기에 이 번엔 후추시에 위치한 산토리 맥주 공장에 다녀 왔다.


산토리 맥주의 특징은 기타 맥주에 비해 단맛이 잘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는 재료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산토리에서 사용하는 보리는 전세계 아주 극 소수의 지방에서만 재배가 가능한 다이아몬드 보리이다.
보리의 모양이 다이아몬드처럼 마름모 꼴이라 “다이아몬드 보리”라 불린다.
이 보리가 기존의 보리에 비해 조금 더 단 맛을 품고 있다.
게다가 체코 사즈(Saaz) 지방의 아로마 홉을 사용해 아로마 홉 중에서도 고급 품종의 우아하고 섬세한 향을 머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더 프리미엄 몰트는 이 전 “에비스 맥주”편에서 설명 하였 듯, 보리 함유량이 100%인 진짜 맥주이다.
그렇기에 나의 표현을 그대로 쓰자면 기타 핫바리 맥주들과는 전혀 상대가 되지 않는 그런 맥주이다.
탄산의 세기도 적당하며 약간의 단 맛과 쓴맛이 조화롭다.

이 맥주를 마시면 일본의 문화가 느껴진다.
일본은 그룹 문화가 강하기에 발란스를 중요시 여긴다.

다양한 개성이 존재하지만 항상 그룹이 우선시 되는 문화이기에 한 가지 포인트가 전체를 차지하지 않는다.
프리미엄 몰트도 탄산은 탄산 나름의 개성이 있고 단맛과 쓴맛이 각각 개성을 표출하고 있지만, 절대 서로를 해치지 않는 그런 조화로운 맥주다.


이번에 산토리에서 작정하고 만든 맥주가 있다.

“master’sDream” 양조가의 꿈이다.

가격은 350mll 한병이 400엔 정도 한다.
비싼만큼 병도 예쁘고 마개부분도 특별하다.
맥주를 만든 사람이 지금까지 내가 마신 맥주가 맥주가 맞나..라는 생각으로 양조가의 꿈의 맥주를 만들어보고자 만들었다고 한다.

종류는 필스너로 화려하지 않고 단조롭다.
홉의 쓴맛을 기대한다면 실망하겠지만 맥아의 구수한 향이 올라온다.
맥주를 다 마시고 빈 병에 코를 박고 향을 맡으면 향이 참 좋다.

하지만 필스너 계열이라고 해서 흔히 마시는 필스너우르켈 의 맛을 상상하면 저언혀 다르다.
필스너 정통의 맛과는 조금 다르며 탄산도 강하지 않고 바디감도 약간 못미치는 중간급 바디감이다.
전체적으로 구수한 향이 올라오며 끝맛에 아주 조금의 홉이 느껴진다.
굉장히 맑다.

개인적으로는 산토리의 대표작인 프리미엄몰트 보다 더 마시기 쉽다. (약간 밍밍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고..) 고등학교 친구로 비유하자면 같은반에 있는 친구 중에 그렇게 재밌지도 재미없지도 않은 그냥저냥 친하지도 그렇다고 딱히 어색하지도 않은 근데 옷은 잘 입고다니는 그런 잘사는 친구? 정도라고 표현하고 싶다.

산토리, 맛있고 훌륭한 맥주다.
내가 마신 여러 일본 맥주들 중 가장 일본스러운 맥주였고 딱히 흠잡을 구석 없는 맥주다.
허나 평소 라거보단 에일을 선호하며 그 중에서도 벨지안 블론드나 벨지안 스트롱에일(벨기에 맥주인데 벨지안이 들어가면 대부분 똘끼있는 맥주라고 보면 된다), 찐한 IPA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겐 비추천이다.
무난하며 쓰지 않고 목넘김이 좋은 맥주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딱이다.

이 글을 읽고 썸남 썸녀와 산토리 맥주 한 잔 하며 “산토리 이름이 왜 산토리 인줄 알아?
왜 산토리는 u와 n이 소문자 인줄 알아?”로 말 문을 열어보자.
맥주에 취하기 전에 당신에게 취할 수도! 물론 책임은 못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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